세종시 놀이터 디자인 컨셉 OLD RIVERFRONT IN A NEW CITY

CLIENT 한국토지주택공사 세종본부 LOCATION 세종시 보람동 3-2 생활권, 수변공원 3-1 YEAR 2018


세종시의 새로운 놀이터가 될 부지는 저류지로 토목공사가 이루어졌다가 계획이 폐지되었고,  지역의 공공 놀이터로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새로 조성된 아파트 단지와 금강이 만나는 지점이며, 가까운 거리의 시청과 터미널 등 해당 생활구역 뿐만 아니라 세종시 전체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입니다. 주변 대부분의 지형이 기복이 없으므로 다채로운 지형을 이끌어낸다면 장소성을 확보하고 도시와 강을 잇는 흥미로운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변에 공원과 녹지가 잘 형성되어 있으므로 전형적인 놀이터가 아니면서 일반적인 공원도 아닌 새로운 공공장소의 패러다임을 발견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즐거운 놀이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휴식과 레저의 기회를 제공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오랜시간 머물러도 기분좋은 특별한 장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스튜디오 글루는 세종시 어린이들과 함께 진행한 디자인 워크샵의 결과를 분석하여 '놀이지구', '물놀이, '미지의 탐험', '숨겨진 장소', '이동의 수단', '어른들과 함께 하는 공간', '자연의 모방', '비역동적 공간' '많은 작은 공간', '여행'이라는 키워드를 도출하고 디자인 방향을 제안하였습니다.


놀이 지구 (section)  어린이들 작업에서 발견할 수 있는 특징은 놀이 지구(Section)이다. 어린이들은 구체적인 만들기에 앞서 대지의 용도를 구분하였다. 휴식을 위한 장소 (연못, 캠핑, 벤치, 캐노피), 위치 놀이인 암벽, 짚라인, 슬라이드, 탐험 놀이인 미로, 트랙, 전망대를 위한 공간을 먼저 지정하였다.  

물놀이  놀이의 도구로서 물에 대한 요구가 드러났다. 강과 수변공원을 연계하여 물을 이용한 시설도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물은 특별한 방법으로 응용하지 않고 그저 깨끗한 상태로 관리되어 접촉할 수만 있다면 좋은 놀잇감이 될 것이다.

미지의 탐험  해당 부지의 분지와 같은 지형적 특색을 어린이들은 잘 활용하였다. 대부분의 경우  원시적인 정글 또는 초원을 연상케 하는 놀이 환경을 만들었다. 정리된 풍경이 아니라 아니라 생존의 싸움을 벌일 것만 같은 탐험의 장소 같은 느낌이다.

숨겨진 장소 어린이들은 오픈된 현장의 특징을 잘 인지하고, 동굴이나 암벽 사이 등 몸을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들을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놀이에는 속도의 조절과 관계의 조절이 필요하다. 뛰다가 멈추기도 하고 소리 지르다가 조용히 대화를 나눌 수도 있는 것이다.

이동의 수단  여느 어린이들은 짚라인과 같은 포지셔닝 (positioning) 놀이를 특히 강조하고 작업을 하면서 즐거워 했다. 이 워크샵에서 주목할 점은 짚라인이 단지 고도와 스피드에 대한 스릴을 위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두 장소를 잇는 이동의 수단으로 활용되었다는 점이다. 어린이들은 놀이터 안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여행을 떠나는 듯하다. 짚라인과 같은 놀이시설을 설계할 때 무작위적인 선정이 아니라 시작과 끝 지점에 대한 사려 깊은 고안이 필요하다.

어른들과 함께 하는 공간  캠핑, 휴식 등 어린이들은 일반적인 놀이터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행위들을 자연스럽게 수용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린이들은 아파트 단지와 수변 공원이라는 부지의 특성을 자연스럽게 인지하는 듯 하다. 캠핑 장소, 산책로, 전망대 등 어른과 어린이들이 ‘함께 하는 공간’들이 많이 디자인 되었다.

자연의 모방  어린이들이 의도적으로 바위를 흩어놓는 행동들이 자주 발견되었는데, 상당히 인상적이다. 분명히 적극적인 놀이기구로의 활용은 아니지만, 자연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옮겨놓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어린이들은 더 많은 나무와 더 넓은 잔디밭을 만들기 위해 모형 재료를 아끼거나 구하러 다니곤 했다. 해당 부지를 ‘있는 그대로’ 놀이터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의사를 표현한 어린이도 있었다.

비역동적 공간  부지의 크기와 형태를 생각했을 때, 어린이들의 공간활용법이 매우 역동적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예상과는 달리 상당히 정적인 태도로 공간을 바라보는 시선이 포착되었다. 놀이터 전체를 평화롭고 아늑한 ‘정원’같은 느낌으로 인식하는 모습이 보였다.  작업과정에서 주위 어른들이 건네는 “여기서 여기로 뛰어가면 어때?” “여기로 뛰어내리면 어때?” 등의 제안을  어린이들은 거의 수용하지 않았다. 놀이터가 큰 움직임과 큰 목소리, 큰 웃음을 동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고정관념일 수 있는 것이다. 모험 놀이터, 신나는 놀이터 등 우리는 어린이들의 활동성과 창발성에 지나치게 중점을 두고 있을 수도 있다. 

많은 작은 공간    모형 결과물에서 가장 흥미로운 장소들은 높은 타워, 크고 깊은 동굴, 가파른 언덕 등 놀이의 연결점(node)이 되는 부수적인 작은 공간들이었다. 사이에 낀 듯한, 또는 조금만 움직이면 시야에서 가려질 듯한 이러한 작은 틈새 공간과 동선들이 어쩌면 다소 심심(bland)할 수도 있는 이 큰 열린 부지에 핵심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여행  이번 워크샵에서 두드러진 놀이 형태 중의 하나는 ‘여행’이다.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행위인데, 단순히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공간을 느끼며 이동과 함께 경험을 갱신하는 것이다. 우선 매우 큰 부지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같은 공간을 맴도는 놀이터가 아니라 처음 들어온 곳이 마지막으로 나가는 곳과 완전히 다를 수 있는 그런 놀이터가 될 수 있다.


컨셉 스케치